대통령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카자흐스탄 시위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체제를 경멸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이 시스템들은 인간의 사리사욕, 즉 욕심이라는 팩터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그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공산/사회주의 출신 국가들은 여전히 국민들을 탄압하고 억압하고 지배하려 하고 있다. 
(현, 공산/사회주의 국가는 말 할 것도 없고)

 

그들의 목적은 국민들 대부분이 정치에 관심이 없게 만드는 것이고, 그게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선진국들이 아니기에 그렇다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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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내가 알마티에 출장 가 있는 기간 동안 대통령 선거에 대한 부정 선거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일어났다.

토카예프 (Kassym-Jomart Tokayev) 대통령 대행이 조기 대선 투표결과, 70.96% 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는데, 다음과 같은 사유들로 인해 민중들이 불법 투표를 규탄하는 시위를 하게 된 것이다. 

 

 

첫째, 이전 대통령에 의해 선출된 토카예프 대통령 후보는 대선 당시 6명의 경쟁자들이 있었으나, 이 6명의 경쟁자들이 조기 대선을 준비할 틈을 주지 않고 시행되었고, 이에 따라 대다수 국민들은 대선 당시, 이 후보들에 대한 정보가 별로 없는 상태였다. 불공평한 선거였다는 점.

 

둘째, 투표 시 불법행위에 대한 영상이 온라인으로 유포되었는데, 투표소들의 참관인들이 투표 종료 후 수십, 수백장의 용지를 투표함에 쏟아 부으는 영상이었다. 

 

아마도 민주화 투표로 대통령을 선거하는 키르키스스탄이나 우크라이나 등 구 소련 국가들에게 자극을 받은 젊은이들이 주축이 되어 시작된 대규모 시위이다. 

 

아이러니한 것은, (또는 상대적으로 안타까운 점이었던..)

이와 동시에 미디어에서는 홍콩 민주화 시위와 러시아의 탐사보도 전문 기자 체포에 대한 시위가 함께 보도되었다.

홍콩의 범죄인 인도법 추진에 대해 시민들은 민주화 인사를 중국으로 송환하려는 시도라며 100만명이 넘는 시위대가 일어났다.

이에 따라 홍콩 정부는 법안 심의 일정을 연기했다.
물론, 홍콩의 대규모 시위는 계속 되고 있으며, 정부는 무차별 폭력 진압으로 대응하고 있다.
https://m.ytn.co.kr/news/201906131040078403_0104_012.html…

 

 

홍콩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무차별 폭력 진압: https://www.facebook.com/fortuneinsight/videos/190445475236787/

 

러시아에서는 반체제 매체 매두자 소속 골로노프 기자가 장례사업에 연루된 경찰조직을 파헤치다 마약 혐의로 체포되었다.

 

경찰의 조직적 비리를 파헤치던 만큼, 경찰의 보복 조치로 이해되는 사건이었고, 이에 대해 언론과 시민이 들고 일어나게 되었다.

그러자, 아니러니 하게도 그 사건은 그냥 헤프닝으로 끝나게 되었다. https://bit.ly/2MId5zC

 

반면, 카자흐스탄에서는 12일 저녁 6시 대규모 시위가 예고되어 있었다.

많은 한국 기업들도 4시 반에 근무를 종료하며 조기 귀가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언론은 침묵했으며, 시위대는 그 수가 많지 않아 두어 시간 만에 진압 되었다. 정부 측이 시위대에 ISIS(이슬람 극단주의 단체)가 숨어 들었다며, 강경 진압을 예고 했으며, 현재까지 약 1,000 명이 넘는 시민들이 체포되어 구류 중에 있다고 한다.

 

대학을 졸업한 평범한 카자흐스탄 사람에게 물어보니, '나는 지금 그럭 저럭 살고 있고 별로 불만도 없다. 내 일도 아닌데 그런데 참가해서 뭐하냐'라고 한다.

정부가 참 국민들을 잘 길들인 것 같다. 
https://www.fmkorea.com/best/1899246303

 

그 동안 카자흐스탄에서 직간접적으로 비즈니스를 경험해 오면서 느꼈던 점 중 하나는, 카자흐스탄 경제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독재정치를 청산하고 민주주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부정부패와 밀접히 연관관계가 있는데, 공개된 장소에서 언급하기는 그렇지만, 부정부패로 인해 정상적인 비즈니스가 운영되지 못하는 경우들을 많이 봐 왔었다. 

 

국민들의 손으로 선출한 정치인들과 대통령에 대해,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책을 강경적으로 추진할 경우, 국민들이 저항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 

 

 

독재 정권에 의해 언론이 통제되어, 제한적으로 전달되는 상황 속에서도 저렇게 시위를 이어 나가는 카자흐스탄 국민들에 대해 존경심이 든다. 

한 한국 커뮤니티 게시판에 적힌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 있는 카자흐스탄 사람의 절규가 가슴 한 곳을 찌른다.

 

"Туралы көтеріле беріңіз және бізге хабарлаңыз, біздің демократиялық күрес ұмытпаңыз!!!"

"Keep up the ladder and let us know, do not forget our democratic figh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