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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와 오크 (Cask), 그리고 우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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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와 오크 (Cask), 그리고 우드

Jeffrey.C 2023. 5. 8. 15:25

위스키를 마시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셰리 캐스크, 아메리칸 오크, 더블 캐스크, 트리플 캐스크, 더블우드.. 등 00 Cask, 00 Oak. 이건 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1. 위스키의 맛과 향, 색을 결정하는 오크 통

일반적으로 위스키는 증류 후, 오크통에서 숙성하는 단계를 거친다. 

이 과정을 통해 위스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색감과 향 등을 갖추게 되는데, 별도의 첨가물을 넣지 않는 한, 위스키의 색감과 향, 맛은 모두 오크통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오크통 하나를 만드는데 6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100살이 넘은 나무를 벌목하여 자연건조에 1년, 가공 및 2차 건조에 1년, 그리고 오크통 제작 후 셰리 숙성에 2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오크는 몇 가지로 분류될 수 있는데 우선 산지에 따라 아메리칸 오크와 유러피안 오크로 구분될 수 있다.

 

1) 아메리칸 오크

미국에서 나는 참나무로 70년 만에 벌목이 가능하며, 위스키 숙성 시 노란 황금빛과 바닐라 향이 날 수 있다. 아메리칸 오크는 주로 오크통 내부를 태우는 (Charred) 방식을 활용한다. 

 

2) 유러피안 오크

유럽에서 나는 참나무로 100년의 시간이 필요. 지역 특성상(주로 스페인 북부 갈리시아라는 지역에서 생산) 탄닌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고 하는데, 씁쓸한 맛을 낼 수 있다. 아메리칸 오크가 Charred 방식을 주로 사용하는 데 반해, 유러피안 오크는 그을르는 방식 (Toasted) 을 활용하는 편이다. 따라서, 색상도 좀 더 진한 갈색으로 간다는.

 

 

2. 오크통의 활용

 

1) First fill (퍼스트 필)

오크통은 Cask(술을 담아두는 통)라고 불리우는데, 오크통은 보통 200년 정도 사용 가능하다. 따라서, 한번 쓰고 버리는 것이 아니라 수차례 이용하게 된다. 당연히 차를 우리는 티백과 같이 사용할 수록 점점 더 오크통에 배여 있던 와인의 빛깔과 향이 약해진다. (와인? 뒤에 셰리 캐스크를 보라!) 당연한 것이지만, 새 cask를 활용해 숙성시킨 술이 가장 그 오크통의 모든 것을 가장 잘 반영할 것이다. 따라서, 처음 넣었던 위스키를 퍼스트 필이라고 하며 퍼스트 필이 가장 색이 진하고 향 등이 가장 강할 수 있다. 

참고로 미국의 버번은 새 오크통을 사용해야 하는 규정이 있는데, 오크통 제작 업자들이 로비를 했다는 둥 설들이 많다. 다만, 새 오크통을 사용함에 따른 새로운 맛과 풍미가 있는데 어쨌든 새로운 제품 취향을 저격할 수 있다는데 박수를 보낸다. 

 

2) 셰리 캐스크

셰리 와인을 담았던(숙성시켰던) 오크통에 숙성시킨 위스키를 말한다. 셰리는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Andalucia) 지방의 카디즈(Cadiz) 일대에서 생산되는 유명한 강화와인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강화와인이란 포트 와인과 같이 발효 중이거나 발효가 끝난 과실주에 브랜디를 넣어 알콜 도수를 높인 와인이다. 옛날 스페인 남부 같이 뜨거운 여름이 있는 지역에서 또는 오랫동안 항해하는 배에서 과실주인 와인의 변질을 최대한 막기 위해 개발된 술이다. 우리나라도 '과하주(여름을 넘기는 술)'라고 불리우는 청주에 소주를 넣어 알콜 도수를 높인 술이 있기는 하다.

 

셰리 와인이란 스페인의 헤레스(jerez)지역에서 자란 포도로 만든 포도주이다. 일반 와인의 알콜 도수가 10% 내외인데 반하여 셰리주는 숙성 과정중에 동일한 포도에서 나온 주정(알콜 100%)를 넣어 20% 내외의 강한 풍미를 지니게 하여 만들어낸 주정강화 와인이다.

 

위스키의 맛, 색감 그리고 향의 70%를 좌지우지하는 오크통이 셰리 와인을 숙성시켰던 통이다? 이게 무엇을 말하는 걸까?  수 많은 와인과 술을 담았던 오크통 중에 왜 하필 셰리 오크만 유명한가? 그건 바로 셰리 캐스크만이 가질 수 있는 진한 향과 색감이 매우 독특하기 때문이다. (자세한 이야기는 향후 별도로 다룰 예정)

 

특히, 올로로소(셰리 와인 증류 법 중 하나) 셰리 캐스크의 경우, 위스키에 진한 견과류 맛과 스파이시한 마무리를 남긴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셰리 캐스크는 위스키에 과일향, 말린 꽃, 건과일, 다크 초콜릿, 시나몬 향을 내고, 진한 호박색을 띄게 만든다고 알려져있다.

 

한 때 맥켈란은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셰리 캐스크를 다 챙겨간다는 소문이 있었다. 그만큼 맥켈란의 셰리 캐스크 집념은 대단했다. 지금은 아예 스페인에서 직접 셰리 캐스크를 생산한 후 셰리 와이너리에 빌려준 다음 다시 맥켈란 증류소로 가져오고 있다.

셰리 캐스크

3) 더블 우드 (feat. 싱글 우드, 트리플 우드)

더블 우드는 말 그대로 2개의 오크통에서 숙성 시킨 위스키를 말한다. 예를 들어, 아메리칸 오크에서 한번 숙성 후, 셰리 오크에서 피니시를 한 것이면 더블 우드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또는 미국산 셰리 오크와 유러피안 오크 조합도 가능한 것이다.

 

트리플 우드는 3개의 오크통에서 숙성 시킨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더블 우드에서 미국산 버번 오크통에 한번 더 숙성 시켰다면 그건 트리플 우드가 되는 것이다. 맥켈란 기준으로 트리플이 더블보다는 조금 더 색이 밝고 맛이 부드럽다는 이들이 많다. (주관적 취향인 듯)

 

4) 더블 캐스크 (feat. 싱글 캐스크, 트리플 캐스크 ~~)

하나의 캐스크에서만 숙성 시킨 원액을 다른 원액과 배합하지 않고 그대로 병입했다면 그건 싱글 캐스크 (Single Cask, aka Single Barrel)로 부른다. 일반적으로 같은 증류소에서 동시대에 숙성 시킨 위스키라도 오크통의 위치에 따라 다른 맛을 낼 수 있어, 적절하게 장인들이 배합을 한 후(다른 오크통에 있던 같은 위스키를 적절하게 섞는 작업) 병입을 시키는 것이 일반적인데, 그렇지 않고 어느 하나의 통에서 나온 위스키를 통째로 병입했다면 싱글 캐스크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싱글 캐스크는 오크통의 배치(batch)의 개성을 아주 잘 보여주는 제품이다. (아래 나오지만, 싱글 캐스크는 그래서 물과 배합하지 않은 캐스크 스트랭스로 많이 출시된다. 게다가 싱글 캐스크는 여러 캐스크 중 가장 맛과 향이 훌륭하게 나온 캐스크를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수 적인 희소성도 있겠지만 품질적인 희귀성도 있는 것이다.)

같은 날, 같은 시간, 같은 종류의 오크통을 사용해 숙성을 시작한 위스키들도, 시간이 지나며 서로 맛이 조금씩 달라진다. 보통은 서로 다른 오크통에 담긴 원액을 블렌딩 하여, 균일화된 품질의 위스키를 만든다.

 

여기서 더블 우드와 더블 캐스크의 차이점을 먼저 짚고 넘어가자. (흔히들 혼용해서 사용하는)

더블우드가 2개의 오크통에서 숙성시킨 위스키의 개념, 즉 하나의 오크통에서 숙성 후 다른 오크통에 옮겨 담아 두 번째 숙성을 하는 것이라면 더블 캐스크는 한번에 숙성된 위스키를 병입 전 2개의 오크통의 위스키를 적절하게 배합하여 만든 위스키라는 의미이다. 트리플 캐스크는 3개의 오크통 위스키를 배합했다는 의미다. 개념상으로는 이렇지만, 흔히 싱글 캐스크가 아닌 이상, 대부분 여러 오크통의 위스키를 배합하여 맛과 향의 품질을 균형있게 만든 후 병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발베니 트리플 캐스크와 같이 더블 캐스크, 트리플 캐스크를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론적으로는 fifty cask 도 가능한데.. 그건 바로, 이건 또 다른 개념이기 때문이다. 같은 오크통이 아닌 다른 오크통에 담아 숙성시킨 같은 종류의 위스키를 배합하여 병입했다는 것. 예를 들어 발베니 트리플 캐스크의 경우, 1) 퍼스트 필 버번, 2) 리필 버번, 그리고 3) 셰리 캐스크에서 따로 숙성한 후, 제품을 혼합하여 일정 기간 동안 메링(Marring, 결혼도 아니고 참나.. 2~3 개월 추가 숙성이라고 보면 됨)과정을 통해 병입한 제품이라는 것. 즉, 새로운 제품인 것. 

 

5) Cask Strength (캐스크 스트랭스)

흔히 CS라고 불리우는 일명 '물타지 않은 위스키'를 캐스크 스트랭스라고 부른다. 

오크통에서 숙성 중인 위스키 원액의 도수는 보통 5~60% 수준이라 병입 시 연수(Soft Water)를 섞어 40% 수준으로 도수를 맞추는데, 이 CS는 그게 아니다. 따라서 도수가 높고, 향이 진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 CS와 다른 캐스크에서 나온 원액이나 다른 증류소에서 나온 원액을 섞게 된다면? 그것도 CS가 된다. 그래서 50도를 넘나드는 위스키의 경우 CS 인 경우가 많고, 같은 제품이라도 캐스크에 따라 도수가 살짝 다르기도 하다. 만약 이 도수가 소숫점까지 있다면 싱글 캐스크 CS인 가능성이 높고, 딱 떨어진 다면 여러 캐스크의 CS일 가능성이 높다. 

 

3. 소결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자면,

1) 1 캐스크 W/O 물 - 싱글 캐스크 & 캐스크 스트랭스

2) 1 캐스크 With 물 - 싱글 캐스크

3) 2개 이상의 캐스크 W/O 물 - 캐스크 스트랭스

4) 복수 개의 캐스크 With 물 - 위스키 (싱글 몰트, 몰트, 블랜디드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