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경제 협력을 위한 한러 다이얼로그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했었다. 시국이 시국인 만큼 조용하게 진행된 듯 하다.
현재, 러시아의 정세와 전망에 대해 여러 전문가 분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는 자리라 왠만하면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자 한다. 여기서 논의되었던 다양한 의견들을 종합해 본다.
1.
현재 러시아는 전체 군사력 중 일부 만을 사용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서방 국가들의 지원을 등에 업은 우크라이나에게 고전을 하며 면을 못 세운 것 또한 사실이다.
현재 전선은 동부로 계속 밀리고 있는 중이며, 크림 반도까지 우크라이나의 영향력 아래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이 전쟁은 어느 일방의 승리와 패배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농후하며, 결국 합의를 하게 되어 있다. 만약 러시아가 패전한다면 배상해야 하는 천조원 이상의 배상금과 러시아 연방의 분할 등 엄청난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데, 그럴 바에는 세계 3차 대전으로 갈 가능성이 다분하다.
다만, 세계 3차 대전으로 가서 다 같이 죽자는 시나리오 보다는 결국 합의 수순을 밟는 것이 올리히가르히를 포함한 현재 권력자들에게 가장 안정적인 옵션이 될 것이다. (실제 현재 러시아가 협상을 이야기하고, 우크라이나가 거부하고 있는 양상)
2.
현재 러시아의 경제는 생각보다 침체가 심하지 않다. 경제 전망은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되고 있으며, 실제 역성장률 또한 그렇게 과도하지 않았다.
20% 이상까지 치솟았던 인플레이션도 15%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실제 주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은 그리 크지 않다. 즉, 서방의 경제제재에 그렇게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는 것이다.
SWIFT 제재가 일어나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들이 많았으나, 역시 이번에도 러시아는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 이는 역시 석유와 가스를 포함한 러시아의 방대한 에너지 자원의 수출 길이 막히지 않아서 인 것과 중국이라는 든든한 경제 협력자가 있어서이다.
3.
러시아는 정말 핵을 발사할 것인가? 그렇다.
다만, 전제 조건이 있다. 러시아도 이를 분명히 밝힌 바 있지만,
첫째, "우리나 동맹이 핵 또는 대량 살상 무기를 사용한 공격을 받는 경우",
둘째,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공격으로 우리 국가의 존립이 위협 받는 경우"
즉, 러시아/동맹국 영토가 직접적 공격을 받게 되거나 정부/군사시설 등이 공격을 당했을 시, 핵을 사용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금도 미국을 위시한 서방국가들은 우크라이나에 엄청난 지원을 제공하는 중이고, 이 상태에서 러시아가 장기 교착 상태를 해결하거나, 패전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푸틴은 소형 전술 무기 핵 공격 명령을 충분히 내릴 수 있다고 본다.
다만, 현실적으로 국부에서 그 명령을 받아드릴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바로 그때, 푸틴 체제가 가장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