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글로벌 빅4 회계펌 중 하나인 PwC가 전략컨설팅펌 부즈&컴퍼니(Booz & Company)를 인수했다. 올해 초에는 역시 빅4 회계펌 중 하나인 딜로이트가 모니터그룹을 인수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략컨설팅서비스 시장이 급격히 축소되면서 경영이 어려워진 전략컨설팅 업계에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불고있다.
국내 전략컨설팅 업계의 경우, 맥킨지앤컴퍼니(McKinsey & Company),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 BCG),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 등 빅 3를 위시해, 아서 디 리틀(Arthur D. Little, 이하 ADL), A.T.커니(A.T. Kearney) 등이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Top-Tier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감사, 경영개선 등의 프로젝트에 주력하던 대형 회계펌들이 우수 인력 확충, M&A 등을 통해 전략컨설팅 업계로 빠르게 진출하면서, 국내에도 중소 규모 전략컨설팅펌들이 생존 위기로 몰리고 있다.
최근 ADL 서울 사무소 방문차 입국한 프랑수아 발라드(Francois Valraud) 최고운영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 COO)를 이달 13일 만났다.
이른바 컨설팅의 시조로 불리는 ADL은 1886년 미 MIT 화학과 교수였던 아서 디 리틀(Arthur D. Little) 박사에 의해 설립된 이래로, 13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현재 전세계 35개 사무소에 약 2000여 명의 컨설턴트가 활동 중인 세계 최초 경영 컨설팅 업체다.
맥킨지, BCG, 베인, 부즈, 엑센츄어 등 주요 글로벌 경영컨설팅펌들이 대다수 ADL 출신들을 주축으로 태동한 까닭에, 업계의 시초(始初)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967년 경제개발 5개년 수립으로 한국과 첫 인연을 맺은 ADL은 1994년 서울 사무소 개소 후 현재까지 20년 간 탄탄한 업력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IMF구제금융 당시, 정부 주도의 빅딜(Big Deal) 프로젝트들을 수행하며 우수한 능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정부 등 공공서비스 부문에 대해 뛰어난 결과를 보여준 전략컨설팅펌으로 정평이 나있으며, 현재 서울 사무소 내 약 30여 명의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수행 중이다.
| <프랑수아 발라드 CO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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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 COO는 이러한 ADL의 경험과 장점이 오히려 최근의 어수선한 컨설팅 산업 내에서 더욱 돋보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대형 회계펌의 경우 활발한 M&A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전략컨설팅업 특성 상 오히려 대형화로 인한 자중지란에 빠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프로젝트별로 다양한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고, 개개인의 역량과 팀 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무엇보다 중요한 전략컨설팅 업계에서 단순히 실력있는 중견 전략컨설팅펌 인수를 통한 대형화에 치중하는 것은 오히려 독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이미 글로벌 회계펌들은 최상의 지식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 집단이라기 보다는 수직화·계열화된 대기업 형태로 진화하면서 전문 인력들의 동기 저하는 물론 운영의 묘를 살리기도 어렵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회계펌들이 전략컨설팅펌을 M&A 하더라도, 전략컨설턴트 인력들을 그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딜로이트가 모니터 그룹을 인수한 올해 초, 모니터그룹 서울 사무소의 인력 대부분은 딜로이트행을 거부하고 퇴사했다. 다양한 사고와 끊임없는 챌린지가 우선되어야 하는 전략컨설팅업에 무조건적인 대형화는 맞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프랑수아 COO는 "이로 인해, 뛰어난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들로부터 우수한 업력을 인정받고 있는 ADL만의 가치가 더욱 돋보일 수 있으며, 전문적이고 고객지향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자평했다.
또한 그는 각국 정부 및 공공부문의 ADL에 대한 신뢰를 큰 자산으로 평가했다. ADL은 과거 박정희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수립에 참여했고, 대만 국가 R&D 정책 수립, 미국 나스닥 증권거래시스템 디자인, EU 무역비과세 정책 수립 등 세계 최초 경영 컨설팅업체의 위상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최근에는 ADL 서울사무소가 중앙아시아 A국의 농업 산업 육성 전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턴어라운드 컨설팅 등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그는 "ADL 서울 사무소의 경우 최근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전략, CJ대한통운의 중국 물류기업 인수 등의 포괄적인 M&A 자문은 물론, PEF 피투자기업에 대한 PMI, 턴어라운드 등 초기 전략부터 운영까지 토탈서비스를 수행해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폭넓은 사고와 전문적인 지식, 끊임없는 열정을 가진 ADL 전문인력들의 서비스는 급변하는 현대사회 내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에 충분히 대응 가능하다"며 ADL 컨설턴트들의 다양한 경험과 뛰어난 자질을 높이 평가했다.
프랑수아 COO 또한 전략컨설팅, SW개발, IT컨설팅, HR컨설팅 등 다양한 커리어를 바탕으로 ADL에 합류한 후, 현재 최고운영책임자를 맡고 있다.
그는 "컨설팅은 어떠한 이슈에 대해서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라며 "정형화·규격화보다는 유기적이고 가변적인 생물과 같은 효율성을 갖추어야 그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소회했다.
- 이재영 기자 | 공개 2013-12-23 09: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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