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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철 단상

Jeffrey.C 2022. 11. 24. 07:20
인사철이라 여기 저기서 명암이 나오고 있는 시즌이다.
1.
한 대기업에서 30년 이상 재직하다 퇴임하게 된 임원이 있었다. 그 분이 술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지금 가장 슬픈 것은 퇴직을 하게 된 것이 아니라, 내 젊음을 바쳐 평생을 다니던 곳, 그러니까 일상적으로 들락날락 하던 공간을 이제 누군가의 허락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것'
그것이 가장 힘들다고 하셨다. 물론, 거대 유통기업이었기에 일반인들이 흔하게 출입하는 건물에 오피스가 있어 더 그런 기분이 들으셨나 보다. 나는 그런 삶을 살아온 적이 없기에, 상상만 해 봤는데 기분이 정말 묘할 것 같긴 하다.
2.
큰 조직에서 한 자리를 꿰차고 있을 때는 그 사람을 만나기도 힘들고, 주변에 만나자고 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퇴직을 하고 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떠나게 되는데, 이유는 사람들이 비즈니스를 위해 그를 원하고 만나길 원했던 사회적 관계는 그 '사람'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던 '직'에 있었기 때문이다.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는 것이긴 한데, 그 '직'을 떠난 후에도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이어나가시는 분들은 딱 2 가지 부류가 있다. 1) 재력이 어마어마하거나, 그에 상응하는 관계 등을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부류와, 2) 그 직에 있을 때 베풀거나, 인품으로 관계를 가졌던 부류.
전자는 정말 소수에 달하고, 후자가 좀 더 많이 눈에 띄는데 이런 분들은 퇴직 이후에도 품격있는 삶을 사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3.
사회적 관계라는 것은 제 아무리 포장을 잘 한다고 해도, give & take 가 성립되지 않는다면 부질 없는 것이다. "누구를 만났네, 누구와 형동생 하네, 누구와 밥을 먹네"라고 제 아무리 떠들어봤자, 그 떠드는 주체가 사회적으로 아무 것도 아닌 존재라면,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내가 뭔가를 받았으면, 뭔가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며, 본원적으로 능력에 관한 것이다. 내가 특출나거나 대단한 사람이 되면, 그렇게 술 마시고, 골프 치면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사회적 관계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물론, 그런 사람이 되려고 대게 그렇게 술 마시고, 골프 치면서 노력하는 것이 보편적 현실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