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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 아웃오브 오스트레일리아 나의 호주 사업 이야기#1

Jeffrey.C 2016. 8. 21. 23:31

한 때 나는 우리나라 유통대기업을 위해 호주에서 법인을 만들고, 소를 길러, 고기를 만들어 국내로 들여오는 사업을 총괄한 적이 있었다.

아이디어는 단순했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햄버거 체인과, 마트, 수퍼, 백화점 등 유통 사업을 하고 있었고, 더불어 호텔사업을 하는 대기업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신사업으로 호주에서 소를 직접 길러, 소고기의 원천 공급 단계를 장악하고, 소고기의 등급별, 부위별 이익을 극대화 해 보자는 것이었다.

당시에 햄버거, 마트, 수퍼, 백화점 계열사 별로 소고기 구매담당자들이 별도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계열사들을 거느린 회장 입장에서는 왜 구매 담당자들이 별도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한 의문을 가지고있었다.

내가 보기에 이유란 단순했다. 제국처럼 커져버린 조직에서, 그 누구도 기존의 관행을 바꿀 생각을 하기는 어렵다. 아무리 작은 변화라도 새로운 일에는 새로운 위험이 따르는데, 기존 처럼 일을 하지 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일을 하다, 만에 하나 작은 손실이라도 나면, 그 책임은 새로운 일을 추진하는 사람이 다 떠안을 수 밖에 없다. 반면에 새로운 행동을 해서, 회사에 크던 작던 이익을 만들어 준다면, 그 혜택은 변화를 추진한 사람이 아니라, 회사의 주주가 가지게 된다. 이것이 변화를 추진하지 않는 단순한 메커니즘이다.

그렇다면, 나는 왜 이 일을 추진했는가? 이 또한 이유란 단순하다. 외부에서 들어온 인사에게 조직에서 그럴싸한 업무를 맡기지 않는다. 해 볼만한 일들은 기존 임원들이 다 틀어쥐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해 볼 수 있는 일이란 상대적으로 위험을 떠 안으면서 추진해 볼 만한 일 밖에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 사업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사업이 해 볼만하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 내 일을 가져다 자기 실적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바로 시작되었다. 결국, 나에게는 사업을 기존 임원에게 넘기고, 다른 신사업을 찾아 보라는 인사발령이 내게 돌아온 결과였다.

법적으로, 제도적으로 애초부터 호주 사업이 내 것은 아니었으나, 아이디어를 내고, 힘들여 구축한 호주 축산업 인사들과의 관계들, 계열사 담당자들과의 공동 작업 노하우 등에 대해서 감정적으로 '내 것' 이라는 생각을 가지지 않기는 무척 어려웠다. 따라서, 하루 아침에 공지된 인사발령을 감정적으로 수긍하고, 다시 새로운 업무를 하기란 어려운 상황이었고.

결국 내가 깨달은 것은, 제국처럼 큰 조직에서 하나의 부속품으로 살기 위해서는 차라리, 사람간의 정치를 연구하는 것이 더 낫고, 세상에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 내 존재 가치를 증명하고 싶다면, 적게라도 내가 지분을 가진 사업을 해야 한다는 점이다.


출처 : 심현보 전 경영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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