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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스페셜 - 은밀하게 과감하게,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를 보며 (1)

Jeffrey.C 2016. 9. 19. 05:32

SBS 스페셜에 방영된 '은밀하게 과감하게 요즘 젊은 것들의 사표' 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해서 시청해 보았다.




젊은 이들이 경직된 조직문화, 꼰대들의 횡포, 보이지 않는 비전 등의 이유로 

퇴사를 해 자신의 꿈과 비전을 다시 찾아간다는 내용이다.


물론, 어떤 이들은 주니어들이 (경험이 부족해) 아직은 잘 모르기에 저렇게 주장한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으나,

최소 내가 보기엔 틀린 말 하나 없다. 


그렇다고 저렇게 생각하는 이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사람의 생각과 그릇이 다른 것 뿐이라고 할까? 

각자의 인생은 각자가 책임지는 것이니까.

(하지만, 역시 아직까지 이런 젊은 이들을 이해 안하는 못하는 꼰대들이 너무 많다.)


암튼, 이를 보고 많은 생각이 스쳐가고, 

과거 내가 느꼈던 과정들 또한 생각이 나서 

주저리 주저리 블로그에 남겨보고자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oazitXV4fBo



의 대기업 경험


어찌보면, 이 영상에 나오는 한명 한명의 입장과 상황이 나에게 투영이 되고,

이해가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지 모르겠다.


나는 커리어를 부띠끄 컨설팅 펌에서 시작을 했었다.

그러다가, 모 대기업에 입사를 한 적이 있다.

그것도 소위 '윗분' 들을 자주 상대하는 '전략기획실' 이라는 곳이었다. 

보고서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곳이지. 이외에도 이사회 등 주요 회의 관리, 각종 사업관리 업무에 의전 등. ㅎㅎ




주위 사람들은 너무나 좋았고, 회사생활 자체는 큰 불만이 없었다.

다만, 나의 꿈과 비전, 하고 싶은 일이라는 이유로 인해, 

그 회사를 2년도 안되어 퇴사를 하게 되었었다. 

(당시에는 박사 유학을 가야겠다는 큰 다짐으로 커리어 선회를 했었더랬다.

 또한, 유심히 보고 들어왔던 '신 사업'을 철수하는 것이 큰 계기가 되었었다.)



조직의 실장님, 팀장님, 선배들 너무 좋은 분들이셨는데, 

내가 담당하고 있던 업무들과 이를 통해 투영해 보는 나의 미래 커리어가 밝아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당시 나의 역량이 부족하여, 선배들이 그런 업무를 맡겼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이전 

연구실에서의 다양한 프로젝트 경험들과 외국계 컨설팅 펌 근무 경험 등으로부터 

내가 무엇을 할때, 흥미를 느끼는지 무엇을 잘하는지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이 있었기에 더 이상 그곳에서 있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내가 선택했던 것은 '백수', 

그리고 퇴사하고 나의 커리어를 이어나가자 였다. 

물론, 아주 젊었을 때라, 일단 나와도 난 어디든 들어가겠다라는 자신감 또한 있었었지 -.-;



설팅 커리어의 연속


8월 말에 입사하여 9월 말 경에 입사한 한 부띠끄 컨설팅 펌.

역시 프로젝트는 힘들어도 재미있었다. 

일이 고되고 힘든 것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니다. 

제대로 된 젊은이들 중에 이 때문에 퇴사한다고 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꼰대들이 알아야 하는 것은, 얼마전 모 설문조사들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것과 같이, 

니들사람들 때문에 힘들어 퇴사하는 사람의 비중이 가장 많다.

두 번째가 미래 비전이 보이지 않을 때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노동에는 그 만큼 적절한 보상이 따라야 하는 것은 상식이기에 언급하지 않겠다. 돈 안주는 회사는 당장 그만두어도 된다.)


일이 힘들고 고되어도, 어느 정도 적절한 보상이 있고,

함께 하는 동료들이 좋고, 

미래 비전이 좋다면, 

그 누가 퇴사하겠는가?


나는 여기에 또 하나의 요소를 더 했었다.

바로 '자유도' 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결국 컨설팅 업계로 다시 돌아왔다. 

함께 일하는 선후배들 역시 훌륭한 분들이 많았고, 

비전은 내 스스로 하는 만큼 만들 수 있었고, 

업무가 고된 만큼 많지는 않지만, 적당하게 보상도 받을 수 있었고,

또한, 꼰대들이 거의 없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이들에 앞서 

내가 다시 산업계로 돌아가지 못하고 이 바닥에 버티고 있는 것은 

바로 이 자유도에 기인하는 것 같다. 


컨설팅 펌이나 회계펌이나 로펌 모두 Professional service firm 이다. 

그렇기에 개개인이 professional 이 되어야 한다. 

다행히 나는 그것을 존중해 주는 조직 내에 속해 있었다. (물론, 아닌 곳도 있겠다.)




즉, 저 영상에서 나오는 말도 안되는 관리규율, 억압적 인사규정, 

상사에 대한 무한복종 등의 경직된 조직 문화가 없을 수 밖에 없다.




개개인이 professional 이기에 결과를 가지고 이야기 한다. 

각자가 전문가로써 의견을 개진하며, 

담당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논리와 rationale 만 충분하다면 충분히 accept 된다.



출퇴근 시간 가지고 쪼지도 않는다. 어차피 일은 많았기에

PM이나 PL 이 담당 파트를 알아서 진두지휘 하면 된다. 

주니어 스탭들도 Direction 을 받아, 자기가 리서치 한 것을 보고하면 된다.

그것이 accept 되면, 보고서 내에 그 의견과 데이터가 들어간다.

(이것은 물론, 일반 기업들과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말이 길어졌지만,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직장 내에서의 자유도 가 참 나에겐 중요했던 것 같다.

(참고로, 나의 성과 평가는 항상 상위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니 자유스럽게 일한다고 머라하지 마시길 ^^)



꼰대들이 없고, 자유도가 높은 자기가 하는 만큼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곳, 

이 바닥에서만 벌써 10년이 지난 듯 하다. 

앞으로도 자유도가 높은 문화 속에서 일하고 싶고,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든, 

조직원들도 그런 문화 속에서 일하게 해주고 싶다.


대기업?, 한번 경험해 본 것으로 만족한다. ^^



원한 을의 커리어


앞서 언급했듯, 내가 속해 있는 곳은 Professional service firm 이다. 

즉, 일종의 서비스 회사라는 것인데, 

이 때문에 항상 을의 위치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안 좋은 점도 많지만, 

좋은 점도 참 많은 것 같다. 내가 원래 좀 많이 긍정적...



종종 이런 글들을 자주 접한다.

'회사 나오고 나니 그 많던 지인들의 네트워크가 한순간에 사라졌다.'

'명함 하나 바뀌니, 나를 찾던 그 많은 사람들이 연락이 두절되었다.'

'나 좋다고 그렇게 목메고 찾아오고 하던 사람이, 180도 바뀌더라.'


난 어차피 을의 위치에서 일하고 있으니, 

저렇게 안습인 상황을 맞이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ㅎㅎㅎ



을의 위치라고 항상 갑에게 쩔쩔 매는 것도 아니다.

Service firm 이지만, 앞에 Professional 이 붙는다.




돈을 벌면 좋지만, 하고 싶지 않은 클라이언트하고는 

굳이 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인생은, 

나에게 호의적이고, 관계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들에게 

정성을 쏟아 붓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