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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컨설팅펌 해외 오피스 근무 1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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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컨설팅펌 해외 오피스 근무 1탄.

Jeffrey.C 2016. 6. 27. 07:31


얼마전, 아는 동생분이 홍콩에서 Job offer 를 받아, 이직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 친구는 평소에도 부단히 노력하며, 묵묵히 커리어를 개발해 나가는 인재로, 해당 글(나의 Story : 홍콩에서 새로운 커리어를 시작하다.)에 '해외진출을 위해 어떤 시도들을 해 보았는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가' 등의 내용 들이 있으며, 많은 이들에게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 나도 다른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동기부여와 도움을 나누고자 하는 마음으로 글을 남겨보기로 한다.


물론, 사람마다 경험이나 커리어 패스가 다 다를 것이다.


나의 경우 역시, 특별한 것은 없으나, 10년 넘게 컨설팅 업무를 하면서 느꼈던 커리어 개발에 대한 고뇌와 노력, 그것들이 

해외진출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리어의 시작, 전략.


나의 첫 커리어는 전략컨설팅 펌에서 시작을 했다.

중간에 국내 대기업의 전략기획실에서 근무를 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도 전략컨설팅 펌에서 근무를 이어 나갔다.


이후, 빅4 인 Deloitte Consulting 으로 이직을 하게 되었고, 여기서도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신사업 전략 프로젝트와 Feasibility Study (이하 FS) 프로젝트 등만 경험하게 되었었다.


이때, 문득 '전략' 이라는 업무에 회의가 막 들기 시작하던 때 였다. 

다른 사람들이나, 후배들이 전략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어 안달이 났을 때였지만, 여러번 경험을 해본 나는 이때부터 나의 Expertise 는 무엇일까? 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었었다. 


전략의 주요축


나에게 Industrial expertise 가 있거나, functional expertise 가 있어야만 했다. 


하지만, 전략이라는 것이 과연 functional expertise 가 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 퀘스천이었던 시절이었고, (물론, 지금은 생각이 다르다.)

당시 내가 생각했던 '돌파구'는 보다 전문적인 Financial analysis skill 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삼일회계법인(PwC) 로 이직을 결심하게 되고, 얼마 안 있어 이직을 하게 되었다.

물론, 처음에는 신사업 전략 류의 프로젝트를 수행했었는데, 

마침 분야가 국제개발(ODA) 분야였고, 이때부터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분야가

Infrastructure development 와 

Renewable energy, Power utilities 등 에너지 분야였다. 



리어 심화, 에너지 & 인프라스트럭쳐 섹터로의 진입.


그러다, 플랜트산업 발전전략이라는 프로젝트의 PM을 맡게 되었는데, 이를 계기로 Energy plant 산업에 대한 학습이 어느 정도 되고, 


에너지 플랜트 섹터에서 전략과 기획력이 우선 접할 수 있는 분야인 FS 쪽을 파야 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ADL에서 1,2 차를 수행후 PwC 에서 3차를 수행하게 된 플랜트 산업 발전전략



관련 금융에 대해 더욱 잘 알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금융사로 이직할 수는 없는 것이고, 관련 프로젝트를 수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불확실한 상황이었다.


당시 회사사정으로 인해, 사내 직원들에게 무급휴직을 권고하던 때 였다. 

마침 정부부처에서 플랜트 금융 관련 니즈가 있었던 것을 알고 있었고, 

이때 과감하게 휴직계를 내고 부처에 찾아서 프로젝트 해보자고 권고, 

결국, 개인 자격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었다. 


정부부처 산하 기관을 통해 플랜트 금융을 지원해 주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으로, 

이때 PF 나 세계 ECA(Export Credit Agency) 및 개발금융기관 들의 금융구조에 대해 학습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되었었다.


이는, 내가 추구하는 분야의 프로젝트 경험을 하나 더 쌓아, 향후 커리어 발전 방향을 더욱 견고히 해주는 계기가 되는 값진 경험이었다.



개발금융기관의 금융투자 구조



세달 간의 휴직기간 동안, 프로젝트를 종료할 수 있었고, 이후 새로운 팀으로 복귀하게 되었다.


Consulting Financial Service 팀이었고, 

발전분야에 전문성을 지난 동료도 있고, 금융에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 동료도 있었다.

들뜬 나머지, 나는 에너지 플랜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있고, FS/DD를 포함해 PF 쪽을 다뤄보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모두들 웃었다. 그건 거의 안될 거라는 답변이 지배적이었다.

사실, 이해가 안되었다. 해보지 않고 왜 안된다고 하는지.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나는 계속 목소리를 내었다. 


다행히 몇몇 파트너들과 이사님들께서 좋게 평가해 주셔서, 

그나마, 발전 (Power & utilities) 분야의 프로젝트들을 지속 수행할 수 있었다.


한전의 해외사업 FS 및 M&A 관련 자문에서부터 

발전자회사의 중장기 전략과 국내외 개별 프로젝트 FS 등을 수행해 왔었다.


이때가 MB정부 말기-박근혜 정부 초기 때로, 엄청난 자금이 해외개발 사업으로 흘러갔고, 거의 대부분이 박살나고 있었던 때라, 회계법인 컨설팅에서 수행할 거리들이 많았다.

(물론, 중간에 가끔씩 수행해 왔던, 비용절감, 운영혁신 프로젝트들을 하기도 하였지만,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고, 팀을 위해서 한 것이었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Financial modeling works sample


이때 두 번째 고민에 대해 당면하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국내 회계법인컨설팅의 한계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외 커리어로 눈을 돌리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간 국가주도로 추진되어 왔던 해외투자사업들이 박살나기 시작했다. 정확히 이야기 하자면, 투자의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던 것이었다. 


이에 따라, 해외개발사업 명분으로 예산을 가지고 있던 에너지 관련 공기업들의 예산이 발이 묶이게 되고, 우리도 사업을 전개해 나가기 어렵게 되었다.



또한,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에 있어 국내 회계법인은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FS나 DD 등을 수행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었으나, 

Financial Advisory (FA) 역할을 하기에는 투자은행 등에 비해 인기가 별로 없는 편이었다. 


따라서, 중요한 프로젝트 일수록, 아니 한국에서 ECA 가 관련되는 프로젝트 대부분에서 FA로 IB를 선호하고 있었다.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데 IB의 역량이 더 뛰어났고, 게다가 IB는 투자까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이러한 상황들이 종합적으로 암울하게 만들었다.

이때 나에게 뜻하지 않은 반가운 소식이 전해져 왔다.



같은 팀에 있다가 현재는 다른 펌의 독일 오피스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사님이었는데, 

그분께서 나와 다시 한팀으로 일하고 싶다고 하시며, 스카웃 제의를 하셨다. 


물론, 이분은 PwC 에서 같이 국제개발 프로젝트 등 관련 분야에 근무를 했던 분이었고,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던 사이였다. 

중요한 것은 함께 일할 때, 이분이 나에 대해 업무적으로, 인간적으로 너무나 좋게 평가해 주셔서, 상호 그에 따른 신뢰가 있는 상태였다는 것이었다. 

(이분으로부터 'Delivery 에 있어 최고의 인재' 라는 찬사를 받기도 하였었다.)


또한, 평소 내가 원했던 커리어 패스를 잘 알고 계신 분이었기에, EMEIA (유럽 중동, 인도, 아프리카) 지역 내 선택권을 주셨다.


최종적으로 받았던 카드는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와, 러시아의 모스크바 였다. 


EY 요하네스버스 오피스, EY의 초청으로 1주일 간 요하네스버그를 다녀왔고, 당시 한국 기업의 주재원 몇몇 분들을 만나 생활에 대해 문의하기도 했었다.



남아공으로 가면, 아프리카 대륙의 한국 Practice 를 담당하게 되는 포지션이고, 

모스크바로 가면, 러시아와 CIS 국가들의 한국 Practice 를 담당하게 되는 포지션이었다. 


소위 말하는 한국데스크 였는데, 삼일을 포함한 다른 펌들의 한국데스크와 달리, 

이곳은 새롭게 개척해야 하는 곳이니 만큼, 힘들 수 있는 자리이고, 

내부에서 직원을 파견보내는 형식이 아닌, 현지 오피스에서 직접 채용을 하는 만큼 인터뷰 등 프로세스가 있었다. (이는 EY가 One firm 이기 때문이며, One firm 관련해서는 지난 글 'Global consulting의 global network 에 대한 단상'을 참조해 볼 수 있음)



각고의 고민 끝에 (사실 남아공 쪽이 잘 안 풀리기도 했었지만,) 모스크바 오피스에 도전을 하였다. 



EY CIS의 Offer letter


Why Moscow & CIS라는 것이 나에게는 참 중요했다. 


첫번째, Oil & Gas 를 비롯한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지역이었고, 

두번째, 광활한 영토 내 아직 Develop 되어야 하는 인프라에 대한 니즈가 매우 강력한 곳이었으며, 

세번째, 한국 입장에서 동남아, 중남미 이후 다음 타겟이 될 수 있는 주요한 요충지 였기 때문이었다. (아프리카는 역시, 시간이 좀 더 걸릴 수 있는 곳이라는 판단이 들었었다.)


이는 내가 지속적으로 추구해 왔던 커리어를 완성단계로 다가가게 하는 충분한 계기가 되리라 판단했었다. 


결정적으로 EY CIS는 권역 내 최고의 FA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만큼, 한국에서 내가 느끼고 있던 한계를 말끔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직장이 될 것이라 의심치 않았다. 


역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는 것이었던가, 

러시아/CIS 지역은 지역 특성 상 나 같은 커리어를 지닌 사람을 찾고 있었던 것이었다. 

전략부터 오퍼레이션 까지 일반적 컨설팅 업무 수행이 가능하며, 에너지 자원 및 인프라스트럭쳐 사업이 가능한 사람을. 



음말


컨설팅 커리어와 해외 도전기와 관련하여, 기본적인 사항은 위 김인준 씨의 글을 참조하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내가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일반적인 내용일 수도 있으나, 


1. 포지션에 맞게 커리어의 방향을 잘 설정해라.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했고, 뭐가 나은 것인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공부했다.


2.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데, 방향을 잘 설정했으면,

   그 방향으로 나아가게끔 일관되게 노력하라.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필요하다면 휴직 등 희생하면서 까지 Credential 을 쌓으려고 노력했다.


   휘둘리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내었다. 목소리를 내니, 사람들이 그런 줄 알았고, 

   이후 행동이 뒤따르니, 믿어주는 사람들이 나타나더라. 

   

3. 운이 필요하다. 다만, 그 운 역시, 미리 준비되어 있는 사람에게 찾아온다라는

   진부한 말, 진부하지만 진리라고 느꼈다.




나와보니, 컨설팅 펌에서 해외근무 경험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가치가 매우 있는 경험이 되는데, 이 와 관련하여 

모스크바 오피스에서의 지속되고 있는 커리어는 다음 글에서 계속 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