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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글] 스타트업이 대기업을 이길 수 있는 이유

Jeffrey.C 2022. 8. 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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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스타트업을 관찰하면서,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전쟁을 목격할 기회가 종종 있었다. 사실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은 파괴적으로 기존 산업을 재편하므로, 직접적인 전쟁이 아니더라도 간접적으로 기존 거대 자이언트들과 싸워 헤쳐나가야 한다.
스타트업이 대기업보다 유리해지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조금 더 보편적이고 본질적인 방법을 논하고 싶다. 리벨리온, 세미파이브 같은 슈퍼팀이나 토스 이승건 대표같은 비저너리 리더는 극히 예외적인 케이스이므로 일반화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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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팀’을 꼽을 것이다. 발령받아 한 팀이 된 대기업 특정 부서보다 훨씬 더 우수한 인재들로 팀빌딩을 하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유리하다고. 물론 그런 케이스도 꽤 있겠지만, 스타트업에서 정말 우수한 인력으로 팀빌딩을 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유능한 사람들일수록 기회비용이 큰데, 당장의 안락한 급여를 희생하고 리스크를 감수하며 모여드는 것은 정말 정말 쉽지 않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대기업 인력들 역시 우수한 사람들이 많다. 막연히 머릿속에서 대기업 직원들을 부품과 비교하며 적당히 일하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만나본 대기업 분들은 평균적으로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도 매우 많다. 팀 vs 팀으로 비교하여 확실한 우위를 가져가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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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첫번째 이유는 자금이다.
자금과 인프라 측면에서 초기에는 대기업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Jump start를 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고, 시간과 크레딧이 중요한 사업일수록 강력한 이점을 가져간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금은 스타트업의 편이 될 수 있다. 충분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면 충분한 자금이 유입된다. 물론 충분한 퍼포먼스를 만드는 것이 매번 쫄깃한 일이지만, 충분한 퍼포먼스를 내도 여러 이유로 예산과 인력을 장담할 수 없는 대기업보다는 확실한 우위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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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이유는 간절함과 모티베이션.

 
간절함은 팀의 속도와 디테일을 비약적으로 올리는 무기이다. 그리고 승부는 불과 몇퍼센트의 디테일 차이에서 난다고 본다. 모티베이션 역시 막대한 미래현금에 대한 기대이든, R&R의 확장이든, 기업문화이든 대기업이 스타트업 대비 열위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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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이유는 커뮤니케이션 및 의사결정 구조이다.

대기업은 특성상 커뮤니케이션 구조가 복잡하고 비효율적이며 의사결정 디펜던시가 높다. 효율보다는 시스템적인 안정성을 추구한다. 중요한 의사결정에 결재라인이 많고 그들 모두의 결재 승인 전에는 아무 일도 못하거나 보고를 위한 자료를 만드는 일을 한다. 최종 의사결정자까지 일주일만에 승인을 받아낸다 해도, 하루만에 처리 가능한 스타트업과 비교하면 7배의 속도 차이가 난다. 이것이 스티트업이 거대한 해자를 구축하는 가장 확실한 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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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생각해보면, 스타트업이 충분한 퍼포먼스를 만들 역량이 부족하거나 간절함과 모티베이션이 부족하거나, 커뮤니케이션/의사결정 구조가 복잡하면 대기업과의 전쟁에서 이점은 사라진다. 운에 기대는 전쟁은 돈과 인재를 모으기 어렵고 점차 승률은 내려간다.

 

출처: 미래에셋벤처투자 조진환 수석심사역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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