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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람들은 정말 짜르와 같은 강력한 정치인을 원할까? 본문

Russia & CIS Talk/Russia Talking

러시아 사람들은 정말 짜르와 같은 강력한 정치인을 원할까?

Jeffrey.C 2020. 8. 6. 07:25

"러시아의 혼은 짜르처럼 강력한 정치인이 있기를 바랍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런 이야기를 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본다.

 

짜르(차르: царь)란 제정 러시아 시절, 아니 그 이전 부터 러시아의 군주(황제)를 의미하는 용어이다. 용어의 어원은 서양 전통의 황제, 즉, 로마 황제를 칭하던 라틴어 카이사르(Caesar)로, 정확히는 동방정교회를 믿는 문화권의 군주 칭호라고 보면 된다.


러시아 사람들이 강력한 정치인 리더를 가지고 싶어한다. 러시아를 보다 잘 이해하려면, 이 말 속에 숨어 있는 세 가지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생각해 보면, 그 어떤 나라에서 자국의 리더로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이를 원하지 않겠는가? 당연하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얼마 전 포스팅했던 글에서 기술했듯, 옛날 미국과 세계 최강을 다투던 소련의 영광과 2차 세계 대전에서 독일 나치를 실질적으로 무너뜨린 전승의 영광을 가슴에 품고 있는 푸틴 세대들이 있다. 이들이 만들어 낸 이미지, ‘푸틴 = 강력한 리더십’는 너무나 강렬하다.

 

그러나, 그 강력한 리더십이 푸틴 밖에 없다고 대중들을 믿게 만든 것은 바로 현 정권이다.


‘국민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원한다. 그래서 푸틴을 지지한다.’
그렇다면, 강력한 리더십은 왜 푸틴만 가지고 있는 것일까?

 

‘푸틴 말고 그 대안이 되는 자가 누가 있는가?’
당연히 없다, 푸틴이 가만두지를 않는데.

다시 말하면, 푸틴의 대안이 되는 자가 누가 있나?라고 물을 것이 아니라, 러시아에는 푸틴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자가 왜 없냐는 질문이 Right Question 인 것이다.

 

푸틴 정권은 정부의 경쟁자, 야당 정치인들은 탄압하기로 유명하다. 뭐 링크로 걸어 놓은 기사 (하바롭스크 주지사 체포 건) 뿐 아니라, 이러한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 경쟁자의 싹이 보이는 자들은 아예 그 싹 자체를 잘라버리는 것이다. 선거 때가 다가오면 어떤 범죄 혐의로 체포되어 구속 수감되니 당연히 선거 자체에 나오지 못하는 야당 후보들도 많다.

그러니 항상 선거에는 여당이 대승을 거두고, 왠만한 투표의 결과는 그냥 정해져 있다고 봐도 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단지, 러시아 대중 들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지고자 하는 열망으로 인해 푸틴을 지지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물론, 꼭 그렇지만은 않다. 실제 복합적 요인으로 푸틴의 지지도는 항상 과반수 이상이다.)

 


두 번째,

러시아 국민들은 경험이 없다.

 

이전 소련 시절 부터 푸틴 세대와 지금의 노인층 들은 강력한 리더십 밖에 경험해 보지 못했다. 사회주의 시스템은 이미 우리 모두 잘 알 듯이, 서기장 1인 독재 체제와 유사했다. 이들의 할머니와 그 어머니, 그녀의 어머니 들이 살던 시절은 모두 리더십이 강력하다 못해, 온 국민이 감시와 통제 속에서 살던 그러한 시대였던 것이다.

 

그들에게는 진정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다. 강력한 리더십이 없는 국가의 경험이 전무한 것이다.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을 지 모른다.

한 때 어려운 시기를 겪고, 추위와 배고픔에 굶주린 세대들이다. 그들에게 그 시절로의 회귀는 끔찍할 것이다. 지금 사는 것에 물론 불만이 있겠지만, 큰 변화로 인해 사회가 혼란스러워 지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고, 극도로 꺼린다. 민주주의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지금 이대로 계속 발전해 나가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뿐이다. (러시아 같은 국가에서 정권 교체는 큰 변화이고,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세 번째,

푸틴이 정권을 잡은 지 20년이 흘렀다.

지금 현재의 젊은이들은 푸틴 이전의 러시아에 대해 책으로 배웠을 뿐이다. 이런 젊은 이들이 보고 자란 것은 푸틴 체제 하에서 수 많은 반정부 시위가 있어왔고, 결국 단 한번의 성공도 없었다는 것이다. 언론과 사법부를 완전 장악한 정권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 그 누가 감히 대항하랴?

 

또한 젊은 이들이 목도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미국을 위시한 서구 세력들이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는데, 푸틴이 강력한 리더십으로 잘 대처하고 있다는 것 쯤은 알 수 있다. 비록 세계 무대 속에서 그들의 1인당 GDP 등은 그리 대단하지 않을 지언정, 그 누구도 무시할 수 있는 막강한 군사력으로 아무도 깔보지 못하는 나라로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푸틴 체제 하에서 순응하는 법을 찾았다. 그 안에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를 보면 6~80년대 수 많은 젊은이들의 피와 땀으로 실행된 민주화 운동으로 인해 현재의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러시아의 젊은이들에게는 그러한 의지가 없다.

 

너무나도 ‘짜르처럼 강력한 정치인’ 앞에 싸우기도 전에 다 무릎을 꿇는 것이 러시아다.

 

 


지난 대선에서 푸틴은 단상에 올라가서 국민들 앞에서 이렇게 외쳤다.

 

“지난 15년간 군비 경쟁을 부추기고 러시아를 갈취한 자들과 러시아의 발전을 막으려 제재를 시행한 자들에게 말한다. 당신들이 막으려 한 일들은 이미 벌어졌다. 당신들은 러시아를 막을 수 없다!”

이런 카리스마적 메시지에 러시아 국민들은 또 한번 열광했다.

 

 

참조: 
'러시아 하바롭스크에서 한 달째 반(反)푸틴 시위가 열리고 있다'

 

러시아 동쪽 끝에서 한 달째 반푸틴 시위가 열리고 있는 배경

중앙 정부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불만이 누적된 결과로 보인다.

www.huffingto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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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ssia’s In-System Opposition Gets Second Chance in Khabarovsk - The Moscow Times

Opinion | In appointing a far-right deputy as the new governor of Khabarovsk, Putin is making the LDPR party responsible for extinguishing the fire of discontent raging in the reg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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