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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의 자루비노항 개발 합의 본문

Russia & CIS Talk/Economy & Energy

중국과 러시아의 자루비노항 개발 합의

Jeffrey.C 2018. 5. 5. 23:45

'07년부터 우리나라에서 개발의지를 드러내며, 

추진되어 왔던 러시아 자루비노항 개발 사업에 
중국이 발 빠르게 접근하여 추진 중이라는 내용의 기사이다. 


자루비노항은 러-중-북이 만나는 거점지역으로

극동지역에서 중국남부와 동남아, 미국, 일본까지 연결하는 물류항으로, 
향후 동북아의 물류 허브가 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 중 한 곳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극동항구들이 
러시아 전체 물동량의 1/4 이상을 차지하며,
천연자원의 수출통로로 활용되고 있다.


자루비노 항이 개발 되면, 러시아는
동북아 내 부동항을 확보하고, 
극동지역 개발 효과를 누리게 된다.



중국이 자루비노항 개발 사업을 수면 아래에서 
발 빠르게 추진해 오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인구 1억명 동북3성에 동해출구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물론, 동북3성과 극동으로 들어온 물품을 
중국 남부로 옮기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게다가 물류비가 40% 까지 절감 가능하다고 하니, 
전략적으로 추진할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자루비노항을 선점하게 된다면,
전세계 물류가 부산항을 거쳐 자루비노로 
중국-러시아-몽골로 들어가는 물류의 흐름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통일 또는 북한의 경제개방이 실현될 경우,
자루비노항은 우리나라에게 더욱 중요한 
요충지역이 될 것이다. (나진항과 함께)


하지만, 이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투자개발을 통해 
터미널 운영과 통관을 거머쥐는 자가
통관료 등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투자개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진
현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적절하게 이득을 
취하기 위해서는 항만운영사 또는 선사가
발빠르게 참여해야 할 것이다.


민간 또는 공기업들의 참여를 촉진시키기 위해
정부 당국에서 지원해야 할 것은
러시아 정부 당국과의 협의이다.

즉, 사업여건을 안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데
있다 할 수 있다.

극동 비즈니스가 늘 그래왔듯,
법, 제도적 안정성 (법·제도적 안정장치에 대한 보장)
과 함께 개발 제한을 풀어,
현실성있는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 가능하도록
정부 간 협의가 필요할 것이다.

타 항 대비 부족한 통관경쟁력을 제고시키고,
단순 항만개발 투자 외 물류단지나 산업단지
(예를 들면, 수산물 가공유통센터 등)
개발을 가능케 하여, 안정적 기업활동 기반을
만들어 놓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기사 원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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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극동항만과 자루비노항 인근 지역. 자료=북방경제협력과 Zarbino항의 전략적 위상, 그리고 향후 전망. 제공=한국교통연구원 북방경제연구단장/ 선임연구위원 안병민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이종무 기자] 중국의 동북아 ‘차항출해’(借港出海,항구를 빌려 바다로 나감)‘ 전략이 본격화 됐다. 러시아 자루비노항 개발에 발 빠르게 접근해 출구를 찾은 것이다. 자루비노 항은 한국의 ‘신북방정책’에서 특별 관심지역은 아니었다. ‘러시아가 실제론 중국의 접근을 꺼려한다’는 식의 인식 때문에 었다. 우리에겐 ‘나진이 있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다른 5대 항만 현대화에 더 비중을 두는 분위기도 있었다. 그러다 북핵 문제로 나진이 막힌 가운데, 자루비노가 중국에 뚫리면서 한국의 북방 통로 개척에 돌연 변수가 등장하게 된 것이다.  


◇ 중·러 접근 속력 내는 이유 

-장밋빛 전망은 많았지만 속력 안났던 극동 
-푸틴 대통령 동방포럼 전까지 속도내라 압박
 

‘푸틴의 압박’, 러시아가 중국의 자루비노항 접근을 설명하는 배경 용어다. 원래 극동 항구들은 배후의 풍부한 천연자원과 높은 성장세 때문에 투자자들의 관심, 특히 중국의 관심을 꾸준히 받아왔다. 러시아 극동항구들의 2016년 처리 물동량은 총 1억 8556만 톤으로 러시아 전체 항만 물동량의 26%를 차지한다.  

극동수역의 주요 취급 화물은 천연자원이다. 석탄·코크스, 원유, 석유제품, LNG가 전체의 84%다. 러시아 전국 평균보다 약 10% 높은 수치다. 특히 석탄/코크스는 러시아 전체의 60%가 극동 항만에서 처리된다. 게다가 연해주는 아시아 국가들과 가깝고 잠재력도 크다고 평가된다. 도로·철도로 러시아 서부지역과 연결되는 물류망과 부동항(不凍港)도 있다. 따라서 극동 지역의 항구들이 보다 활성화된다면 인구 1억 명의 중국 동북 3성 배후 시장이 열린다.  

중-러 국경에서 18km 떨어진 자루비노항은 향후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연결되는 또 다른 화물기지로 조성돼 동북아 물류흐름을 만들어 내는 물류허브 항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북한 핵문제 해결시’ 동북아 물류 허브로 부상할 나진항 및 나진·선봉 경제특구와도 가깝고 북-중-러 3국 접경도시인 지린성 훈춘과도 근접해 있다. 

부산경제진흥원에 따르면 내륙 지방인 중국 동북 2성의 물류를 육로로 다롄항까지 이동할 경우 약 1000㎞를 달려야 한다. 반면 자루비노항으로 연결되는 길을 이용할 경우 220㎞면 된다. 물류비 40% 이상을 절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러시아는 동북아 진출을 위해 극동 개발에 적극적이다. 유가 하락과 서구의 제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중국 돈을 끌어들여 이 지역을 개발하겠다는 복안이다.

러시아 교통부장관 막심 소콜로프는 2016년 6월 타스통신과의 회견에서 중국 길림성과 자루비노를 연결하는 하이퍼 루프 건설을 검토하고, 자루비노항을 15년 후 세계 물류의 허브로 건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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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훈춘-러시아 극동 연계교통망. 자료=북방경제협력과 Zarbino항의 전략적 위상, 그리고 향후 전망. 제공=한국교통연구원 북방경제연구단장/ 선임연구위원 안병민

 

이 프로젝트가 실현되면 중국은 ‘동해 출구’를 확보한다. 그 동안 중국은 동해와 북극해로 진출하기 위해 나진항에 공을 들였지만 진전이 없었다. 한편 러시아는 ‘부동항 확보’와 ‘극동지역 개발’ 효과를 누리게 된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의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수마(SUMMA) 그룹과 중국 동북아철도그룹과 길림성 훈춘시가 35억 달러 규모의 합작을 추진중이었으나 답보상태였다고 평가했었다. 그런데 실상은 이처럼 진전된 것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성우 항만물류연구 본부장은 "근래에 러시아 극동에 투자유치가 잘 안되자 푸틴 대통령이 극동개발부 장관에게 올해 동방경제포럼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안나면 경질될 수도 있다고 압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러시아가 중국과 손 잡고 빠르게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한국은 뭐했나


-러시아가 중국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고 느긋 
-항만에 투자 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도 없었다
 

지리적으로 섬이나 다름없는 우리나라는 자루비노항을 대륙 진출의 거점으로 보고 2007년부터 개발의지를 드러냈다. 자루비노항만 개발로 터미널 운영과 통관 등을 우리가 하게 된다면, 전세계에서 온 물류가 부산을 거쳐 자루비노를 통해 중국·극동·몽골·러시아로 전달되는 흐름을 지배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자루비노항은 동북3성의 자원과 극동 북부의 곡물이나 일반화물, 석탄과 철광석 같은 것을 중국 남부로 옮기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은 공산품을 동북2성으로 보낼 수 있다. 쉽게 예를 들면 백두산에서 생수를 생산하게 되면 다롄-평택-부산 경로를 이용한다. 그런데 자루비노 항이 열리면 ‘훈춘-자루비노’의 짧은 경로를 거치게 되므로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또한 항만과 연계된 다양한 사업에 북한의 참여를 유도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사업은 적극 추진되지 않았다.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제1차 회의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 1월 해수부 장관과 러시아 교통부 장관과 러시아 항만 현대화 및 개발에 관한 MOU를 체결했고, 이후 러시아 극동지역 항만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수행했었다. 이에 따라 2017년 6월 ‘동북아 수은협의체’에서 자루비노 곡물터미널 개발 사업관련 MOU를 체결한 정도다. 또 17~22년 자루비노항 개발 사업 추진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구체적으론 우리 기업 진출 희망 항만에 대한 타당성 조사 및 재원조달 지원하는 정도다. 한마디로 ‘느긋한’전략이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성우 항만물류연구 본부장은 "통일이 되거나 북한이 경제개방을 한다면 나진항과 자루비노는 우리에게 대단히 중요한 지역이 된다"며 "우리가 두 곳 모두를 거점으로 가지고 있으면 길목을 지키면서 통관료 등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므로 중국이 이를 막기 위해 먼저 러시아와 협력해 직접 개발을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자루비노항 인근 지역은 과거 중국의 영토였기 때문에 향후 영토적 측면에서 복잡한 문제로 비화할 소지가 있다. 그래서 러시아가 중국보다 우리나라가 개발에 나서길 바랬었다. 그럼에도 한국정부는 각종 MOU만 체결하고 10여년 간 진전이 없었다. 통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사업에 선뜻 나서는 기업들이 없던 것도 사정의 일부다. 

이 본부장은 "자루비노항이 입지적으로 중요한 건 맞다"면서도 "다만 중국 화물이 없이는 경제성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우리가 메인이 되기는 애초에 힘든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중국 길림성은 자루비노나 나진항이 열리면 외자유치 등 경제활성화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따라서 중국은 우리나라가 들어가는걸 반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무엇보다 한국이 자루비노항 개발에서 뒤쳐지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 항만에 투자나 운영을 하겠다는 우리나라 기업이 없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강원도에서 중국과 러시아로 가는 배들이 통관문제 때문에 운항 중지와 재개를 20년간 반복 해왔다"며 통관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는 작년말에 통관 게이트를 확장, 개선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그는 또 "우리나라가 자루비노 항 개발사업에 참여하려면 선사나 항만 운영사가 나서야 하는데 한진해운은 기업자체가 존폐위기고, 현대상선도 투자할 상황은 안된다. cj대한통운 정도가 있는데 이 회사는 터미널투자보다 물류거점을 만드는데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적절하게 이득을 취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 본부장은 "우리나라가 지체하는 사이 러시아가 중국에 손을 내밀었고 현재로썬 중국이 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중국은 자본으로 건설과 개발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는 오히려 선사나 항만 운용사가 입찰에 참여해 리스크가 적은 상태에서 물류비즈니스에 나서는 등 실질적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 서루드지 않으면 완전히 배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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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본격적인 개발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자루비노항만. 자료=북방경제협력과 Zarbino항의 전략적 위상, 그리고 향후 전망. 제공=한국교통연구원 북방경제연구단장/ 선임연구위원 안병민

 

◇ 자루비노 항은...
 

북-중-러 경계 지역에 위치한 자루비노항은 대륙의 관문으로 주목 받고 있다. 자루비노항은 중국 길림성 국경세관인 장령자세관에서 도로로 70km 지점에 위치한다. 부두길이는 841m이며 수심은 7.5-9.5m다. 옥내창고 보관능력은 2만 6380평방메터이며 1만 9850평방메터의 야적장이 있다. 연간 화물처리 가능량은 120만 2000톤이다. 

자루비노항